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는 비용 대비 효율성이 뛰어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이 현저히 적어 최근 많은 나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총 전력 생산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요한 발전원이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사고 등과 같은 원자력 피해로 인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돼 왔다.

이번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에는 내진설계 등으로 핵연료가 장치된 원자로 건물은 지진과 쓰나미를 잘 견뎠다. 하지만 원자로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순환펌프에 전력을 공급하는 시설이 손상되고 비상 발전기마저 제 기능을 못해 충분한 냉각수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지금의 위험한 상태에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선 피해에 대해 일본 국민들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공포를 느끼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유해 방사능은 원자로 내의 핵 원료로부터 방출되는 전리방사선과 원전 건물의 붕괴에 의한 비산(飛散) 방사능 물질 등이 있다.

핵연료의 붕괴로 인해 발생되는 전리방사선에는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중성자선, 양성자선 등이 있다. 이러한 전리방사선은 발생 지점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시간이 경과할수록 감소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원전 폭발로 인해 발생되는 비산 방사능 물질들은 기류를 타고 이동하여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지구의 자전에 의한 편서풍으로 일본의 방사능 물질들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에도 원전 주변의 주민들이 모두 전리방사선의 직접 영향권으로부터 피신했기 때문에 원전에서 방출되는 전리방사선에 의한 영향은 적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원전 폭발에 따른 비산 방사능 물질에 의한 방사선 피폭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핵연료가 아닌 원자로 내의 압축된 공기 폭발로 발생되는 방사능 물질들은 대개 방사선량이 낮기 때문에 일시적인 피폭의 경우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낮은 방사선량일지라도 장기간 피폭 때는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방사선량은 최대 400 mSv 정도로 나타났다. 의학적으로는 시간당 1천mSv 이상의 방사선량에 노출될 경우 구역질, 식욕감퇴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노출 정도가 높아질수록 1~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조혈기관 기능저하, 중추신경계 장애를 보인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 이하의 노출에서는 인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후쿠시마 원전의 노출 방사선량을 우리나라 동해안에 시뮬레이션 하면 1mSv 이하의 피폭 방사선량으로 추정된다. 흉부방사선 촬영 때 인체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0.4 mSv 임을 감안하면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좀 더 심각한 원전폭발에 의한 방사능 물질의 비산이 발생한다면 방사선량 노출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비산 방사능 물질에 의한 피폭은 주로 호흡에 의해 발생되어 폐와 소화기 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산을 쓰거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비산 방사성 물질에 의한 피부 오염의 경우에는 옷을 벗고 샤워를 하는 것으로도 방사능 물질에 의한 피부 오염을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 외출 후에는 샤워 등으로 몸을 깨끗이 해야 한다. 만약 해당 오염 지역 방문 등에 의해 방사성 물질의 노출이 우려되는 경우 의료진을 통한 노출에 대한 상담과 건강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