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에히메대학 법문학부 종합정책학과 전임강사로 재직 중인 권기법 교수와 인터뷰한 내용 요지이다.

▲동아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시고 어떤 계기로 일본에 유학을 하셨는지요?
-저는 1974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3년 동아대 법학과에 입학했습니다. 2001년 졸업과 동시에 동아대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그때 지도교수님이 지금 법학전문대학원에 계시는 최우용 교수님이셨습니다. 2003년 일본의 와세다 대학에 유학하게 된 계기도 최 교수님이 수학하신 대학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2003년부터 2010년 9월 이곳 에히메 대학에 부임하기까지 줄곧 와세다에 재학해 있었고, 2010년부터는 외부연구소의 연구원이라든지 타 대학의 시간강사로 출강을 했었습니다.

▲유학기간 중 여러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생각나시는 대로 설명을 좀 해주시죠?
-유학생활의 힘든 점이라고 한다면 정신적인 외로움과 경제적인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다른 유학생들 보다는 많은 혜택을 받은 입장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수님들과 선배들이 너무나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최 교수님을 비롯한 와세다를 거쳐 가신 한국 선배님들에 대한 평가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제가 지원서를 냈을 때는 한국학생이고 최 교수님의 추천이라면 면접도 필요 없다고 했을 정도니까요. 경제적으로도 일본국비장학금을 석ㆍ박사과정동안 줄곧 받았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전공은 어떤 부문이며, 에히미 국립대학에서 무슨 내용들을 가르치시는지요?
-전공은 행정법이고, 그 중에서도 공물ㆍ공공시설법, 공공서비스관련법을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물적 수단과 방법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학기부터 담당하는 강의는 행정법총론과 행정법각론 그리고 행정법연습입니다. 다음 학기부터는 신입생들을 상대로 하는 법률학개론과 필드워크수업이라 할 수 있는 리걸 리서치도 담당하게 될 것 같습니다.

▲외국인으로서 일본의 국립대학 교수가 된다는 게 쉽지 않았으리라 여겨집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일본에서도 아직 외국인이 국립대학의 교수가 되는 일은 드문 것 같습니다. 인문학과 관련해서는 외국인 교수들이 일부 있긴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외국법이 아니라 순수한 일본법을 강의하고 있으니까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같은 연구실의 선배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제가 제일 위가 되었을 때 지교교수님이 일본에서 취직을 할 생각이 있다면 지금부터 모집공고가 나는 대학에 연습 삼아서라도 지원을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처음 지원한 대학이 에히메 국립대학이었는데 인연이 있었는지, 운이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채용이 되었어요. 사실 거의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기에 채용이 결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는 저도 얼떨떨했었지요.

▲동아대학교는 현재 3개의 캠퍼스를 운용 중이며,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모교가 더욱 발전하려면 어떤 부분에 좀 더 노력해야 될까요?
-일 년에 한 번 정도 모교를 방문할 때 마다 발전해가는 대학의 모습에 놀라곤 합니다. 그런데 미숙한 제가 모교의 발전에 관해 언급하는 것이 주제넘은 것 일 수도 있겠지만, 일본에 있으면서 느끼고 생각한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학의 발전은 곧 대학구성원인 학생과 교원의 발전이라고 생각됩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한국의 인적자원능력에 대해 시기를 곁들인 많은 부러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부러워하는 능력은 한국 내에서 길러졌다기보다는 외국에서의 수학을 통해서 길러졌다고 인식되고 있지요. 어느 정도는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 한국과 비교를 하면서 외국유학을 꺼려하는 일본의 젊은이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유학을 꺼려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에너지, 즉 역동성의 부재가 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모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학생도 교원도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외국만이 능사가 아니겠지만, 유학을 예로 들자면 현재의 구성원은 밖으로 내보내고 대신에 외부에서 구성원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모교의 후배들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십시오.
-한 동안 잊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시절 꿈이 대학교수가 되는 것이었던 것도 같습니다. ‘맨 땅에 헤딩한다’는 말이 있듯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어쩌면 같은 뜻일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돈 한 푼 없이 유학 와서 7년 하고도 반년을 지내고 취직한 선배로서 한 말씀 드리자면 ‘아픔을 각오했다면, 그리고 간절히 원하는 게 있다면 맨 땅에 헤딩하는 일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동아대학교는 사학명문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제가 항상 그렇게 소개를 하기도 하구요. 후배님들도 자긍심을 가지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한편 국립 에히메 대학은 1949년 문리학부와 교육학부, 공학부 3개 학부로 구성된 국립대로 설립됐다. 현재 법문학부ㆍ교육학부ㆍ이학부ㆍ의학부ㆍ공학부ㆍ농학부의 6개 학부와 대학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시코쿠(四國) 최대의 종합대학으로 학생 수는 약 1만 명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