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우리 대학교에서 명예경영학 박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 주인공은 (주)조양실업의 전해수 회장. 그는 이미 1976년 우리 대학에서 경영대학원을 수료하고, 제8대 총동문회장을 역임하는 등 우리 대학과 인연이 깊다.

50년대부터 부산과 함께 하며 이 고장의 발전을 이끌어온 전해수 회장. 지난 11월초 그를 만나, 그의 긴 얘기를 짧은 인터뷰에 녹여봤다.

경상북도 예천에서 나고 자란 전 회장은 6.25 때 피난을 내려와 부산에 터를 잡았다. “빈손으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지요. 전쟁의 상처로 낙동강 교두보만 남아있는 상태였어요.” 그는 막 전쟁의 악몽에서 벗어난 당시의 부산을 이렇게 회상했다.

“높은 사람도 없고 잘난 사람도 없었다”던 그때, 서면과 국제시장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곧 시장이 형성됐다. 한편 전 회장은 일제강점기에 경북 소재의 회사에서 일하며 자동차를 만진 경험이 있었다. 이를 살려 1955년 서면에 설립한 회사가 바로 부산 최초의 운수회사 (주)남양운수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곳곳에서 재건 공사가 한창이었다. 경부고속도로의 공사가 시작됐고 자가용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근대화로 전환의 시기였다.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전 회장은 이어 1965년 부산조양공업사를 창업하며 운수·정비 업계에 투신했다.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끌어온 그였다.

“내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전 회장은 이외에도 북부산중학교, 부산동고등학교, 부산상업고등학교 등의 육성회장을 맡아 후학들의 교육 발전을 위해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북 사람들이 물장사로 자식들을 공부시킨 것처럼 우리도 피난 나와서 시장을 떠돌며 고생한 이유가 아이들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공부시키겠다는 마음에서였죠.”

그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옛날에는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머리가 좋고 또 자신이 간절히 원한다면 분명 기회는 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그와의 짧은 만남이 긴 울림을 주는 순간이었다. <취재=구보은 대외협력처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