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신문/피플앤피플] 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강동완 센터장 - 강동완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8-06-25 오후 3: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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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피플앤피플] 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강동완 센터장
- 강동완 정치외교학과 교수

 

 
   
 

강동완
정치외교학과 교수

  노동·폭력에 방치된 탈북여성
  인터뷰한 ‘엄마의 엄마’ 출간

  “인권 사각지대 놓인 이들에 정부 차원에서 관심 가져야"

  ‘(중국에 거주하는 탈북여성)사례 27은 엄마와 같이 중국에 팔려 와서 서로 생사도 모르고 지내다가 얼마 전 극적으로 재회했다. 그녀의 엄마는 딸에게 한국에 같이 가자고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또 다른 아이의 엄마다. 딸이면 갈 수 있지만 엄마이기에 남아야 한다. 딸이면서 또 엄마인 스무 살의 청춘이 너무 가련하다’(책 ‘엄마의 엄마’ 중).

  국내 입국 탈북자 3만여 명 가운데 80%는 여성이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3년 이상 거주하다 들어온 이가 70%를 넘는다. 대부분 강제유인 납치나 회유 등으로 끌려와 중국 남성에게 ‘팔려’ 다니는데, 그 삶은 ‘끔찍하다’는 표현으로는 모두 담을 수 없는 고통의 나날이다. 학계는 이러한 중국 내 탈북여성을 3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 살고 있는 탈북여성 100명을 심층 인터뷰한 책 ‘엄마의 엄마’가 출간됐다. 북한이탈주민 지역적응센터인 부산하나센터의 센터장이자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동완 교수가 2016년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명절, 연휴마다 중국을 오가며 직접 면접조사했다.

  지난 22일 동아대 부산하나센터에서 만난 강 센터장은 “현지 탈북여성의 인권 개선과 국내 입국한 탈북여성을 심리적·인식적으로 이해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소, 돼지보다 조금 높은 값에 ‘거래’되는 중국 내 탈북여성은 낮에는 노동, 밤에는 가족의 괴롭힘을 당하는 한편 중국 공안에 잡혀 북송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며 살아내고 있다.

  “100명의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가 한 편의 영화 같습니다. 21세기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어요. 북한으로 돌아갈수도, 한국으로 가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현실은 고통스럽기만 한 이들이 나와 우리말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니 더욱 가슴이 아팠죠.”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 몸값이 얼마라더라’는 말을 하는 이들과 인터뷰를 한 날이면 강 센터장은 숙소에 혼자 앉아 하염없이 울었다고 한다. “내 누이, 친구와 같은 그들을 한국에 데려올 수도 없고 그저 ‘때리지 않는 남편만 만나도 좋겠다’는데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 무력감에 무척 힘들었습니다. 책 말머리에도 썼어요. 그곳에 홀로 남겨 두어 미안하다고.”

  강 센터장은 공안이 잡으러 올까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불안에 시달렸다고 한다. “매 순간이 살얼음이었어요. 같이 있다가 잡히면 최악의 경우 저는 추방당하면 그만인데 그들은 북송이 되니까 생명에 위협이 되는 거죠. 그래도 섭외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국 사회에 알리고 싶다며 오히려 고맙다고 해요. 수십 년간 한 맺혀 살아온 이야기를 알리는 희망으로 생각하죠.”

  강 센터장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다시 북으로 끌려가는 일만은 없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동안 중국 대사관 앞에서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민간 차원의 시위를 펼쳤는데,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중국에 살고 있는 탈북여성은 불편한 진실입니다. 애써 외면하고 싶기도 하죠. 남북 정상회담 이후 통일 평화 등의 메시지가 나오고 있는데, 아픈 사람을 보듬는 게 평화 아닌가요. 그들을 외면하고는 우리가 평화를 얘기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꿈이 통일 한반도의 ‘평양특별시장’이라는 강 센터장. 그는 남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면 한반도 국토종단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를 위해 자주 중국을 찾으면서 친해진 북한식당 직원과 약속을 했어요. 제가 남한 끝쪽 부산에 있으니 한반도 끝과 끝에 있는 우리가 함께 손잡고 걸어보자고요. 언젠가 분단되지 않은 나라에서 이 꿈을 실현할 수 있길 바랍니다.”

 

[2018.6.25.(월) 국제신문 26면 / 기사 전문 보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