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jpg) |
전성욱
한국어문학과 교수
|
우리나라는 광복이후, 각고의 노력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급속히 이룩했다. 그러나 이른바 선진화는 아직도 미진한 상태에 있다. 선진화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방, 외교 등 국가사회 전반에 걸친 성장과 발전을 위한 역량과 수준의 극대화를 뜻한다. 따라서 선진국가란 이 모든 영역에서 우뚝 선 세계일류국가를 지칭한다. 선진국가는 국민의 정신문화적인 면을 특히 강조한다. 그런데 우리 국민의 정신문화적인 수준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므로, 선진 한국건설을 위해 국민의 정신자세를 가다듬을 필요가 절실하다.
첫째, 자율심을 신장해야 한다. 자율심이란 자신의 방종을 스스로 억제하는 마음가짐을 뜻한다. 자율심은 자존심과 책임감을 전제로 한다. 자존심은 자신의 품위를 지켜 스스로를 높이는 마음가짐이다. 인간은 인격적 존재자로서 자신의 존귀함을 스스로 지키는 동시에 상대방의 인격도 동일하게 존중해야 한다.
책임감은 자신의 언행에 대해 책임을 느끼는 마음가짐이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자로서 외적 권위나 자연적 욕망에 구속되지 않고, 오직 이성에 따라 행동하고,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국민은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고, 행동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는 자율심을 신장해야 한다.
둘째, 관용심을 제고해야 한다. 관용심이란 상대방의 과오나 실수를 용서하거나, 주장을 용납하는 너그러운 마음가짐을 의미한다. 인간이 자신의 과오는 쉽게 덮고, 상대방의 실수에 대해서만 비판적인 경우, 상대방과의 불화나 충돌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인간이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할 경우, 상대방과의 대립이나 충돌은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서로의 권리와 이익 또는 입장과 처지의 절대적 타당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마침내 설득을 통해 합일점을 찾게 된다.
설득은 원래의 자기주장을 일부 양보하거나 희생함으로써 상대방과의 대립이나 충돌을 완화해 일치점을 모색하는 하나의 대화기술이다. 그러므로 우리 국민은 상대방의 과오에 대해 아량을 베풀고 주장을 너그럽게 받아들여 양보하는 관용심을 제고해야 한다.
셋째, 공공심을 고취해야 한다. 공공심이란 공적 이익, 질서, 책임, 연대 등의 공동선을 실현하는 마음가짐을 가리킨다. 인간은 혼자 고립해서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므로, 반드시 사회공동생활에 참여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인간은 인격의 존엄과 함께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고 태어났기 때문에, 사회공동생활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공적 책임을 감당함으로써 자치와 연대 그리고 협동을 통해 조화롭고 질서 있는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
넷째, 애국심을 함양해야 한다. 애국심이란 자신이 국가의 주인으로서 국가에 대한 존경, 감사, 애착 및 애정을 느끼는 마음가짐을 지칭한다. 이 지구상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모든 인간은 반드시 어떤 국가에 귀속되어 있다.
국민은 국가를 마음의 고향 또는 환희와 감격, 기대와 희망, 그리고 충성과 애정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은 자신이 귀속되어 있는 국가를 ‘내 나라’ 또는 ‘내 조국’이라고 부른다.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자들과 조국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떨치지 못하는 해외 이민자들도 많이 있다. 최근에는 통일나눔펀드 기부약정을 통해 조국의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조국에 대한 귀속감, 감사 및 애정을 마음속에 간직하거나 표현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한국은 아직도 선진국가 진입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문턱을 넘어 선진국가 대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정신자세를 가다듬을 필요가 절실하다. 우리 국민은 여전히 전근대적이고 비합리적인 의식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국민이 자신의 자율심을 신장하고, 상대방에 대한 관용심을 제고하며, 사회공동체를 위한 공공심을 고취하고, 또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함양할 때 선진한국 건설은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