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pg) | 하승태 신문방송학과 교수 |
지난 14일 자 2면에 흥미로운 소식이 실렸다. ''한 몸서 난 삼형제' 부울경 상생길 찾는다'는 제목의 기사였다. 여러 가지 지역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부산·울산·경남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중앙 혹은 수도권으로부터 소외된 부울경 지역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그 요지다. 어김없이 동남권 신공항 유치 관련 언급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여론주도형 기사다.
이런 상호협력 과정에서 핵심적인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지역 언론이다. 하지만 지역 대표 정론지인 부산일보의 행보는 그동안 어땠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중앙과 대비되는 부울경의 소외를 늘 외치면서 지역 내 또 다른 소외의 문제는 외면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즉, 지역 내에서의 부산과 대비되는 울산과 경남의 소외가 그것이다. 적어도 부산일보가 이들 지역을 다루는 뉴스 보도의 측면에서는 그렇다는 것이다.
기사의 양적인 측면에서 보면 토요판에서는 울산·경남 지역 뉴스는 따로 보도되지 않고 있다. 주중판에서는 사회면의 마지막에 '울산경남' 소식을 1개 면 정도 할애하고 있다. 물론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부산일보가 울산과 경남 소식을 동일한 비중으로 다뤄야 한다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그럼에도 부산과 이 지역이 정치·지리·경제적으로 불가분의 관계로 얽혀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상호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점에서 이 지역에 관한 혹은 이들 지역과 부산이 밀접하게 연관된 이슈들을 중심으로 보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때마침 부산일보는 내년 1월 1일부터 조간신문으로 바뀐다. 환골탈태의 각오로 조간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울산·경남지역 보도 확대는 지역 공동 현안들을 둘러싼 지역민들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단합된 지역 여론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부산일보의 시장 확대로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부산일보가 다루는 울산·경남 뉴스의 질적인 측면을 보더라도 주로 단신 위주의 스트레이트 기사가 대부분이다. 지난 한 주(11~17일) 울산경남 면에는 지역 현안에 대한 심층적 분석 보도를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보도는 당연히 해당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부산 독자들의 관심 역시 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울산·경남 지역의 뉴스에 대한 질적인 제고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분명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그나마 그럭저럭 살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역 현안들에 대한 지역 내 여론의 컨센서스가 선행되어야 한다. 과도한 다양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쩌면 공중 의견의 일치야말로 강력한 정책적 추진력의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큰 기대는 지나친 책임지우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간 전환을 앞두고 심기일전하고 있는 부산일보에 대한 기대감이 자꾸만 부풀어 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