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오피니언] 토끼도 거북이도 승리해야 '좋은 大入' - 정병화 동아대 입학사정관, 교육대학원 동문회장 2013-11-27 오전 10: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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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오피니언]토끼도 거북이도 승리해야 '좋은 大入'
- 정병화 前 부산 동래교육청 교육장·
現 동아대 입학사정관, 동아대 교육대학원 동문회장

 

   
 
   
 

정병화
前 부산 동래교육청
교육장,
現 동아대 입학사정관,
동아대 교육대학원
동문회장

  2014 수능을 치른 65만여 수험생이 그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본격 입시는 이제부터다. 수능이 끝나고 입학사정관 전형의 면접고사와 수시 1·2차의 대학별 고사가 진행됐고, 27일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곧바로 정시모집이 시작된다. 오랜 기간 아이들을 가르치고 지금은 대학의 입학사정관으로 일하면서 느낀 바는 입시란 '호시우보(虎視牛步)'의 길고 긴 마라톤 경주라는 사실이다. 즉, 호랑이의 눈으로 미래를 보고 황소처럼 뚜벅뚜벅 나아가야 하는 멈출 수 없는 자기와의 싸움인 것이다.

  
대학에서는 기본 학업 능력과 좋은 인성, 소질과 적성, 창의성 및 성장 잠재력을 중점적으로 관찰하려 한다. 목표와 계획이 구체적이며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쌓아온 학생의 다양한 경험과 실적이 '전공 적합성'과 밀접한가를 살펴본다. 따라서 학교는 학생부의 교과·비교과 활동의 영역별 지표에서 학생의 지원 전공과 관련한 특성과 장점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논술에서 좋은 글이란 논제와 제시문에 충실하여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한 글이다. 글씨를 잘 쓰고 못 쓰고가 채점 기준은 아니지만, 글씨는 분명 채점에 영향을 준다. 가독성이 떨어지는 글씨는 이미 채점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해선 안 되지만 단정하고 읽기 좋은 글씨로 좋은 내용을 담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면접고사는 제한된 시간에 '나'를 보여주는 마지막 관문으로 이미 나타난 모습(생활부)을 확인, 보완해 주는 소중한 순간이므로 현란한 말솜씨보다 밝고 차분하게 임해야 한다. 개별 면접, 집단 토론, 주제 발표 면접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갖춰야 할 기본은 긍정적·공감적·적극적인 자세로 본인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다. 특히 대화를 나누는 상대와의 교감, 시선 처리에 유의해야 한다.

  
대입제도가 해마다 바뀌어 혼란스럽다고들 한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지만 들여다보면 한 걸음씩 수험생 위주로 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상은 차이와 다양성으로 발전한다. 우리 교육도 개성 존중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인재를 키워야 한다. 토끼와 거북이, 여우와 두루미가 모두 승리하고 고래와 새우가 평화로운 바다에서 공존하는 세상이 바로 융·복합의 21세기 문명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우리 자녀가 뛰다가 포기하지 않게 자주 격려하고 또 대견스럽게 지켜봐 주자.

 [2013.11.26.(화) 조선일보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