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오랜만입니다. 유로존 3분기 성장률이 0.1%라고 발표됐는데요, 2분기가 0.3%니까 0.2% 낮아 진건데, 이런 상황에서 유로존경기가 회복중이라는 표현하고 있는데 이렇게 표현 하는 게 맞습니까?

황 교수
  상당히 실망스럽습니다. 아시다시피 유로존 경기위기가 5년째 지속되고 있는데요, 이 터널을 빠져나오기가 참 힘드네요. 저는 이번 3분기 성장률을 상당히 주의 깊게 봤는데요, 지난 2분기의 성장률이 0.3%로 상당히 좋았습니다. 이 발표를 반짝 성장률이냐, 아니면 지속되는 성장률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점으로 봤습니다. 역시 반짝하는 경기 성장률이었습니다. 3분기 성장률은 다시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에 큰 실망감이 번지고 있고요, 특히 미국이 같은 시기에 GDP가 0.7%올라간 반면 장기 불황에 진입한 것 아니냐 하는 예상 시각들이 시장에 퍼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발표된 GDP를 자세히 보면 심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4~5년간은 경기둔화의 원인이 남유럽 국가들에 있다고 할 수 있겠으나 이번 발표를 보니 독일이나 프랑스, 이태리처럼 경기를 견인하는 주요 국가들에게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겠습니다. 상당히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올해 들어서 유럽경기 회복과 같은 부류의 경제기사를 많이 접하셨을 텐데, 3분기 경제 성장률 발표가 이렇듯 실망감이 큽니다. 그렇다면 왜 유럽경기는 다시 둔화세를 보이고 있습니까?

황 교수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는데요, 지나친 긴축정책을 밀어붙이는 4~5년 동안 소비심리가 상당히 냉각 되어 있고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소비심리는 물가 상승률로 볼 수 있는데, 물가 상승률이 재정위기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0.7%에 머물고 있는데요, 원래 올해 예상이 2%가까이 회복이 되어야 하나, 생각보다 많이 냉각 되어 있고 실업률 또한 회복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12%가 넘어 문제가 큽니다. 산업생산성 역시 저조해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성장 동력이 다시 회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아까 유럽경제의 양대 축으로 독일과 프랑스를 말씀하셨는데요, 이쪽도 별로 좋지 않았다는 것은 왜 그렇습니까?

황 교수
  독일과 프랑스는 유로존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국가이며 GDP를 합치면 거의 50%가 넘습니다. 결국 이 두 나라가 어느 정도의 성장세를 유지해야 하나, 독일도 지난 분기에 보여줬던 0.7%성장률이 이번엔 0.3%의 성장세로 지난 분기에 비해 상당히 내려갔습니다. 이것은 달러화에 비해 유로화 감세로 인해 수출에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더 나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 경쟁력이 많이 약화되어있고, 실업률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아서 투자유치에 지속적으로 실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프랑스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습니다. 각종 Moody’s를 비롯한 신용평가 회사에서 프랑스의 평가 등급을 지속적으로 하강시키고 있으며, 다시 또 투자 유치에 실패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독일의 무역 흑자규모가 GDP의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유로존의 3분기 성장률이 0.1%정도로 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회자
  긴축이라는 처방에 따른 부작용이라면 그간 재정위기를 겪어왔던 위기국가들은 나아져야 할텐데요 이번 결과 발표를 통한 재정위기국가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황 교수
  PIIGS(Portugal, Italy, Ireland, Greece, Spain)라고 부르는데요, 5개 국가 중 스페인, 아일랜드만 빠지고 PIG만 남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구재금융 조기졸업을 최근에 선언했습니다만, 안심할 수 없습니다. 주변국의 긴급 구재금융 없이 자력으로 경제성장을 시도한 정도의 수준인 것 같습니다. 외환보유고가 여전히 취약하고, 무엇보다 실업률이 낮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포르투갈, 이태리, 그리스와 같은 경우에는 그동안의 혹독한 긴축정책의 영향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포르투갈 같은 경우에는 2분기 1.1%, 3분기도 여전히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고요, 이태리와 같은 경우에도 얼핏 숫자만 봐서는 마이너스 성장세인데, 마이너스 성장세가 원래 1%가 넘었습니다.
  최근 0.1% 마이너스 성장으로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마이너스이나 그 내면에는 마이너스 성장세의 폭을 줄이는 대열에 동참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요 국가에 비해 재정긴축정책을 펼쳤던 원래 재정위기국가에서는 조금씩 악화 폭이 줄어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자
  위기국가의 재정위기는 어느 정도 극복해나가고 있지만 핵심국가의 경제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정리해볼 수 있겠는데요, 아까 말씀하셨듯이 유로존이 일본형 불황으로, 장기적으로 경기침체에 빠지는 시나리오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가능성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황 교수
  이번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실망스러우면서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요, 결국 이것을 결정하는 나라는 독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경제의 키는 독일이 쥐고 있기 때문에, 독일 내수가 지금처럼 어느 정도 버텨주느냐가 앞으로의 1~2년 사이가 중요한 시기입니다. 어느 정도 수출 또는 성장세가 유지 되는 게 중요하고요.
  일본과는 달리 유로존은 17개 국가들의 연합이면서 중앙은행이 존재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전격적인 금리 인하도 이번 달 들어 0.25%까지 인하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효과도 내년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그리고 장기 대출, 채권 매입, 국채 매입 또한 전격적으로 시행할 수 있어 전통적인 방식의 경기부양책과 비전통적 방식의 경기부양책 방식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 효과를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장기침체에 빠지는 가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유럽 통화금융 정책의 중추인 중앙은행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 이라는 말씀이신데요, 세계경제가 막연히 회복되고만 있다고 믿었던 청취자 분들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세계경제 회복세도 유로존 경기 때문에 다시 문제가 생기는 건가요?

황 교수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세계경제를 이끌어 가는 나라는 미국, 중국, 유로존 입니다. 미국, 중국, 영국은 유로존의 주요 무역 파트너입니다. 유로존의 총 수입의 50%를 이 세 국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 국가의 수출고가 유로존이 계속해서 경기침체를 겪게 되면 내려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로존의 경기 침체는 유로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로존과 거래를 많이 하고 있는 세계경제의 트라이앵글인 미국, 중국, 유로존이 하나로 묶여져있기 때문에 이들의 수출이 악화되면 결국 또다시 유로존의 회복세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회자
  네 그렇군요. 유로존 경기를 전반적으로 들어봤습니다. 동아대 국제대학원 황기식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