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얼마 전 검찰에 송치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조만간 법의 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국을 뒤흔든 이 사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여전하다. 현직 국회의원의 국가정체성 부정 발언과 무력을 통해 국가획책 기도 정황은 충격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국정원의 압수 수색에 대해 통합진보당 측은 "대한민국의 시계가 40년을 거슬러 올라갔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정작 40년 전의 시간 속에 갇혀 있는 것은 바로 통합진보당의 행태라 할 수 있다.

 녹취록에서 생생하게 드러났듯이 그들의 행태는 잦은 말바꾸기와 거짓말로 일관하며 음모, 조작, 공안탄압 등의 40년 전 시대인식을 그대로 갖고 있다. 국민들은 진실을 원하는데 이석기 의원은 검찰에서도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민주주의 수호와 국민의 지지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종북세력들이 말하는 민주주의는 과연 누구를 위한, 어떤 민주주의인지 묻고 싶다.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을 국기문란으로 규정하고 국정원 해체를 외친 그들은 실상 대한민국을 인정하지 않고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의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다. 독재에 항거하는 열사의 이미지로 민주세력이라 자처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부정경선을 자행했다.

 종북주의는 북한의 조선로동당과 그 지도자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을 추종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이번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에서 밝혀진 녹취록 수준은 이념적 추종을 넘어 무력행사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심각하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었다. 대한민국의 가치와 민주화 정신이 진보를 가장한 특정 종북세력에 의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처럼 건전한 보수와 바람직한 진보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 발전적 형태로 나가야 한다.

 이석기를 비롯한 종북 정치세력이 발호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10년 야권연대와 2012년 총선연대라고 본다. 제도권에 진입하여 대남적화를 완수하려는 종북세력의 전술을 알면서도 선거승리라는 현실적 필요에 의해 타협하게 된 결과가 바람직한 진보의 가치를 훼손하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것이다. 그 어떤 정당도 민의와 국가정체성을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음을 이번 기회에 깊이 깨달아야 한다. 우리 사회 역시 낡은 이념대결에 종지부를 찍고 보혁과 여야의 발전적 관계를 새롭게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혹자는 대선개입 사건으로 위기에 몰린 국정원이 국면전환을 위해 '이석기 사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확실한 것은 이번 사태가 우리 사회의 종북세력 실체를 밝힘으로써 국가정보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21세기 정보전의 시대상황과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국정원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자 역시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이 촛불시위를 통해 주장했던 국정원 해체는 북한당국이 대남혁명전략의 일환으로 내세우는 주장과 동일하며 이번 사건을 통해 그 의도가 분명히 드러났다. 이 같은 국가전복세력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와 자유민주주의를 유린하지 못하도록 이제 진정한 국민의 힘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바람직한 진보가 종북으로 매도되지 않는 길은 국민들의 민주적 선택을 통해 진보를 가장한 종북 세력에 엄중한 심판을 하는 것이다.

 오는 10월 재·보선에 후보를 내기로 한 통합진보당은 민주세력의 단결을 통한 박근혜 정권 심판을 공언하고 있다. '국정원의 공작에 의해 정치적 희생양이 되었다'고 인식하는 통합진보당의 사활을 건 재선은 국민들로부터 과연 어떤 선택을 받을까. 분명한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단체와 정당은 결코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국가전복세력에 대한 공권력의 확고한 수사와 우리 국민들의 냉엄한 심판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