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현민(오른쪽) 씨가 지난 19일 오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수석으로 총장상을 받고 이종근 법학전문대학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김앤장로펌 변호사로 활동 예정인 김현민 씨. <사진 = 법학전문대학원 행정지원실, 김현민 씨 제공>
동아대 출신 김현민(32) 씨, 18일 학위수여식에서 총장상 받아 김앤장로펌 변호사로 활동 예정 … “사람냄새 나는 법률가 되고파”
법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던 학생이 3년 후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식에서도 수석을 차지해 화제다.
동아대학교(총장 한석정)는 지난 19일 부민캠퍼스 김관음행홀에서 열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위수여식에서 김현민(32) 동문이 졸업생 중 수석으로 총장상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동아대 로스쿨의 전신인 법과대학 법학부 07학번인 김 씨는 3년 전인 지난 2016년 2월에도 법과대학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바 있다. 학부와 대학원 모두 수석 졸업이란 이색 기록(?)을 달성한 소감에 대해 그는 “쑥스럽고도 영광스럽다”며 “다 같이 열심히 한 로스쿨 8기생을 대표해 받은 상이라 생각하고 영광을 함께하고 싶다. 학부와 로스쿨 과정 동안 바른 길로 지도해주신 교수님들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졸업식 당일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 채용에 합격했다는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도 받아들었다. 김앤장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김 씨는 “사회에 의미 있는 일원으로서의 법률가를 꿈꾼다”며 “돈과 명예를 좇는 변호사가 아닌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우리 이웃을 둘러보는 사람냄새 나는 법률가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수석 졸업의 비결을 묻자 김 씨는 “1등 욕심이나 목표를 가진 적은 없고, 시험기간마다 주어진 범위에서 교수님들이 원하시는 만큼 해내겠단 다짐을 묵묵히 지켜나가다 보니 운 좋게 이런 영광이 제게 온 것에 불과하다”고 겸손히 말했다. 그는 또 “매 학기 로스쿨 시험은 정말 녹록지 않기 때문에 모든 로스쿨생이 서로 경쟁하는 마음보다는 힘든 시간을 스스로 이겨내겠다는 마음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한다”며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힘든 시간 서로 독려하며 이겨낸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밝혔다.
법학부 재학 시절부터 학교에서 지원하는 고시반 ‘지독료’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그에게 모교 로스쿨 진학은 어쩌면 당연한 길이었을까. 김 씨는 “사실 다른 로스쿨 진학 고민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결국 동아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명문 법대의 전통을 가진 자랑스러운 모교였기 때문이며, 내 가치를 인정해주고 믿어줬던 고마운 모교에 은혜를 갚는 방법은 마지막까지 그 이름을 빛내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깊이 고민할 이유 없이 모교 로스쿨을 택한 그는 ‘옛 부산고등법원 자리’란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동아대 부민캠퍼스 로스쿨 건물에서 공부하며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고. “지난날 실제 법정이었던 곳에서 공부하며 내가 마치 그 역사의 주인공이 된 듯한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며 “학부 때부터 계속한 법 공부가 매너리즘에 빠질 때면 캠퍼스에서 산책하며 머리를 비우는 시간도 가졌고, 가까운 남포동에 나가 맛있는 음식과 영화를 즐긴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기수 상관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정진하며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어나간 로스쿨 동료들과 교수님들의 따뜻한 관심과 열정 등 인간미 넘치는 학교 환경’을 동아대에서 공부하며 가장 좋았던 점으로 꼽은 그는 학교에 애정이 큰 만큼, 학부생 후배들에게 힘을 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수도권을 기준으로 보면 우리 동아대학교는 지방 사립대에 불과하지만, 전국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전통을 갖고 있고 훌륭한 선배님도 많이 배출했습니다. 우리 동아인 한 명 한 명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아인 스스로의 저력을 믿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학부 수석과 로스쿨 수석이라는 타이틀이 많은 사람에게 내세울 큰 자랑거리라고 생각하지 않아 부끄럽다”며 “동기생 모두의 앞길에 건승을 기원한다”고 다시 한 번 영광을 돌렸다. 내년 결혼 예정인 로스쿨 동기생 연인에게도 감사의 말을 남겼다. “가장 힘든 시기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해줘 고맙단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