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5일 승학캠퍼스 인문과학대학에서 열린 동아대 인문역량강화사업단 ‘인문학 플랫폼 교류의 장(場)을 열다’ 모습. (2) 최형욱 한양대 교수가 ‘조선의 망국에 대한 근대 중국 지식인의 인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 = 동아대 홍보팀 안혜진>
김예겸‧최형욱 교수, ‘마케팅 에스노그라피’와 ‘조선망국사’ 주제 강연
동아대학교 인문역량강화사업단(단장 박은경)은 전국 대학 간 인문학 강의 상호교환제인 ‘2018 하반기 인문학 플랫폼 교류의 장(場)을 열다’ 특강을 지난 4~5일 연속 개최했다.
승학과 부민캠퍼스에서 진행된 이번 특강에선 김예겸 부산외대 교수가 ‘마케팅 에스노그라피’를, 최형욱 한양대 교수가 ‘조선의 망국에 대한 근대 중국 지식인의 인식’을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는 주로 문화인류학자들이 쓰는 연구방법론으로 참여관찰, 심층면담 등을 통해 집단 특성을 파악하는 조사기법이다. 소비자 성향을 분석하기 위해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된다.
마케팅 에스노그라피는 이른바 ‘문화적 소비자’가 등장하면서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는데 현재 도시 디자인과 핸드폰 신제품 개발, 할랄관광 개발 등에 활용되고 있다.
김 교수는 “에스노그라피는 조사현장에 직접 참여해 조사현장의 맥락에서 자료를 수집‧분석하는 조사유형이며 정성적 현지조사와 정량적 현지조사, 인터넷기반 자료수집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도시 디자인을 예로 들면 건축물에 따라 동선과 걷는 방식이 달라지는 게 맞지만 여기에 걷는 사람들의 감각적 경험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열린 특강에서 최 교수는 중국 근대 지식인인 ‘양계초(梁啓超)’와 그의 저서들을 중심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양계초는 향신(사대부) 출신으로 서구 문물이 한창 중국으로 물밀 듯 들어오던 시기에 살았던 중국 근대화의 기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양계초가 생존했던 시기는 중국의 중화주의적 사고방식이 서구 침략으로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한 시대”라며 “양계초는 그러한 시대에 중국을 이끌어가는 지식인의 대표적인 인물이며 그의 조선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다양하고 심층적이다”고 말했다.
양계초의 저작들은 심각한 국가존망 위기에 직면한 조선의 진보적 지식인들에게 약육강식의 냉혹한 세계정세와 조선의 처지 이해 논리 등을 제공했다. 당시 ‘사회진화론’이라는 개념이 중요 정치사회사상으로 대두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작성된 양계초의 글들은 조선 사회에 수용될 수밖에 없었다.
최 교수는 독립운동가이자 사학자였던 단재 신채호의 대표적 사론인 『독사신론』이 양계초의 영향을 받았음을 언급, “중국 근대의 민족적‧국가적 위기 속에서 활로를 개척해 나간 양계초의 대응 방식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조선의 진보적 지식인들에게 일종의 모범이었다”며 “조선 지식인들에게 비친 양계초의 모습은 주로 탁월한 식견을 지닌 선각자였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양계초가 조선에 대한 동정을 표출하기도 하면서 조선 지식인들이 그의 학술사상을 수용하고 호감을 갖게 했으나 그 이면에는 조선이라는 ‘속국’이 중화주의에서 이탈한 상실감과 경쟁자이자 침략자인 일본의 강권에 대한 견제 등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